2010년 청와대에는 선출직이 두 명 있었다. 한명은 2007년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지지를 받았던 이명박 대통령이다. 다른 한명은 17개 시·도의 지역신문을 대표해 청와대를 출입하던 36명으로 구성된 기자단 간사였다.

당시 기자단 대표 선거는 영남권, 수도권, 강원권 후보 3명이 출마해 대선만큼 치열했다. 1차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었다. 3등을 빼고 1등과 2등 후보 2명이 2차 경선을 벌여 강원권 후보가 간사에 선출되며 화제가 됐다.

선거는 소통을 통해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설득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의 3대 요소로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를 지목했다. 에토스(Ethos)는 후보자에 대한 믿음이다. 인격이나 신뢰다. 파토스(Pathos)는 유권자를 설득하는 감성적 도구다. 정서적 호소나 공감이다. 로고스(Logos)는 후보의 논리와 이성이다. 장황한 말보다 통계 수치가 효과적이다.

공직 후보자 선택 과정에서 후보의 인격이나 언행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다음은 ‘공동의 선’이나 유권자 이익을 위해 일할 것이라는 기대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후보의 말과 행동을 뒷받침하는 논리와 이성도 주요 변수다.

제22대 총선이 13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여·야 정당과 후보들은 각가지 공약과 화려한 언변으로 표심을 유혹하고 있다. 야권은 1인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약속하고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한다. 하지만 그 돈이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 지는 얘기하지 않는다. 탄핵이 불러올 국정 혼란에 대해서도 관심 없다. 여당의 총선용 공약 남발도 불편하다. 중소기업 42조원 지원 발표 등이 대표적이다.

5000만 국민이 저마다 제 마이크를 들고 자기 주장만 떠드는 시대다. 또 저마다 제 이어폰을 끼고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세상이다. 불통과 불만 그리고 불신의 대한민국에서도 중우(衆愚) 정치가 슬슬 현실화되고 있다. 깨어 있는 시민만이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고 향유할 수 있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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