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한 달
의료대란 심화 병원기능 마비
대부분 중증응급질환 진료 불가
중환자실 입원 못해 “해결 난항”

▲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지난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교수연구동으로 향하고 있다.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지난 12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이날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연합뉴스
▲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지난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교수연구동으로 향하고 있다.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지난 12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이날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사직 등 집단 움직임에 들어간 지 19일이면 꼭 한 달이 된다. 한 달 간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치가 심화되면서 강원도내 대학병원 병상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의료대란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공의 집단사직이 한 달 여 간 지속되자 도내 대학병원 병상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중증응급질환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강원대학교 병원은 중증응급질환인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수술, 대동맥응급, 담낭담관질환, 복부응급수술, 장중첩·폐색, 응급투석이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실상 병원 기능이 마비,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응급실 병상가동률은 50%, 일반병실은 34%로 확인됐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도 의료진 부재로 인해 뇌경색, 뇌출혈수술, 담낭담관질환(담도포함질환)이 진료불가 상태다. 응급실 병상가동률은 36%, 일반 병상가동률은 44%다. 강릉아산병원은 심근경색, 대동맥응급, 담낭담관질환, 응급내시경이 불가능하며, 특히 산부인과 응급의 경우 전공의 부재로 인해 내원 전 반드시 수용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라는 메시지가 떠있다. 유일하게 연세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만 중증응급질환 환자들의 진료가 가능했고, 응급실 병상 가동률은 103%, 일반병실은 66%로 모두 절반 이상 수준을 유지했다.

기약없는 대치에 환자들은 지쳐가고 있다. 17일 오후 신장이 좋지 않은 동생을 데리고 강원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50대 A씨와 가족들은 담당의가 없어 월요일에 다시 찾아오라는 말을 듣고도 응급실에서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A씨는 “동생이 지금 아무것도 못 먹고 힘이 없어서 병원에 데리고 왔는데 피검사하고 혈당 검사 밖에 할 수 없다고 한다”며 “환자들만 피해보는 것 같아 많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A씨의 가족들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다른 병원을 수소문 하고 있었다. 도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진료 축소는 계속 이뤄지고 있고 거기에 맞춰 병상가동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중환자실은 전부 가득 차있어 더 이상 입원도 불가능 해 내부적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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