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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녀로 쪽진 하얀 머리카락. 티끌 하나 묻지 않은 치마저고리. 눈밭을 걸어온 듯 백색으로 빛나던 흰 고무신. 종갓집 맏며느리로 사셨던 그분의 모습입니다. ‘저분은 어찌 저리 고우실까.’ 늘 궁금했지요. 봄부터 가을까지, 그 집 정원은 언제나 정갈했습니다. 십수 명의 식솔을 챙기며 그 많은 꽃과 나무를 어찌 돌봤던지….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집은 터만 남았습니다. 인생무상일까요. 아닙니다. 이웃을 배려하던 그분의 정은 언제나 마음을 따듯하게 합니다. 단 한 번도 할머니라고 부르지 못했지만 ‘할미꽃’ 이미지로 각인된 그분!다시 할미
칼럼
강병로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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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이면 강원특별자치도 1주년이다. 특별자치도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강원도가 특별자치도가 되어서 달라진 게 뭐냐?’는 비판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달라진 것은 없다. 아니 달라지는 게 없는 것이 정상이다.우리는 특별자치도라는 용어 때문에 변화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특별’이란 말 때문에 중앙정부의 예산이나 정책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착각을 한다. ‘특별자치도’는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언어다. 영어로 직역하면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이지만, 이를 이해하는
기고
현진권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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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은 전화 음성(Voice)으로 공공기관, 금융기관을 사칭해 개인 금융 정보를 알아낸 뒤, 범죄에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사기 범죄다. 2006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후, 이제는 주변에서 경험하는 가장 흔한 범죄가 됐다.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총 2만 1832건, 피해액은 5438억 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보이스피싱 수법이 나날이 지능적으로 발전하면서 남녀노소, 연령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가지각
기고
임영훈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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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4월 19, 20일 다채롭게 진행됐다. 교내 상록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기념 조형물 ‘상록의 문’을 제막했다. 기념문집 ‘상록’을 펴내고 ‘영원하라 상록의 빛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동문미술전을 개막했다. 춘천고 관악부 출신 음악가들로 모인 상록페스티발윈드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기념음악회도 열렸다. 봄비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거리행진에서 재학생들은 항일독서회 상록회 선배들을 재연해 시선을 모았다. 더 뜻깊은 것은 독립운동을 펼치다가 퇴학당한 김정철·신기철·이철균·유찬기·이유직·이란 6명에게 뒤늦은
명경대
박미현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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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세 어린이가 사망한 원인의 진실 규명 일환으로 현장 도로에서 재연하는 실험이 진행돼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습니다. 4월 19일 강릉 회산동에서 이뤄진 이 실험은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정보를 토대로 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분석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고 발생 현장 도로에서 실제 상황을 재연하는 가속페달 주행 실험을 따른 감정 결과에 대한 향후 전개에 관심이 쏠립니다.이날 실험은 2022년 12월 강릉의 급발진 의심 사고의 운전자이자 피해자 유족 측이 차량 제조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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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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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이면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로 제한한 지 1년이 됩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행되고 있는 상품권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조치였지만, 주민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정작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용처 제한으로 도내 지역상품권 판매 금액도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상품권이 제구실을 못해 사실상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현장의 여론을 수렴해, 사용자 중심으로 관련 정책을 변화해야 합니다.도내 시군에서 지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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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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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밤새도록 무어라 달랬기에아침 해 뜨자마자 말문을 열었을까개나리 수다쟁인걸 울타리는 보았지
독자시
김양수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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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논쟁으로 뜨거웠던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복지 이슈가 각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 전면에 등장한 첫 선거로 기억된다.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됐고 국민들 사이에 보편적 복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기회가 되었다고 평가된다. 이를 기점으로 무상교복, 아동수당, 기초노령연금 확대 등 다양한 복지 의제들이 범정부 및 광역자치단체 중심으로 추진됐다.국민들의 높아진 의식을 반영하듯,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주요 정당들이 앞다퉈 노인, 보건의료, 보육, 노후소득보장(연금), 국민
도민시론
이은영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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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나무의 꽃이 피는 4월 중·하순은 화상병 개화기 방제 시기로 강원을 비롯한 전국 과수원에 일제히 약제 방제가 이뤄진다. 과수화상병은 그해의 기온과 연관성이 높다. 겨울 동안 과수나무 조직에 잠복해 있는 세균은 봄철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면 발병한다. 기상청에 의하면 2024년 겨울 온도는 2.4도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5~6월 이상고온이 발생한다면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2023년 농촌진흥청의 ‘최근 5년간 과수화상병 피해현황’을 보면 발생 면적이 1074.6㏊로 축구장 1535개 넓이, 피해액은 1931억 원으로 조사됐다
요즘에
유범선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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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도 않은 범죄나 재해 사실을 긴급 범죄 신고 112에 거짓 신고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거짓 신고자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6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 처분을 받거나,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거짓 신고는 2021년 3757건에서 2022년 3946건, 2023년 4871건으로 매년 증가하면서 불필요한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전년도 거짓 신고 4871건 중 1436건은 형사입건 됐고, 3435건은 경범죄처벌법으로 즉결심판 청구됐다. 형사입건된 1436건 중 10명은 구속됐고,
기고
박춘재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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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넘게 온통 국민의 관심은 총선에 쏠려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국가적인 역량이 그동안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과 자영업자, 젊은이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는데 집중돼야 할 것이다. 총선을 치르는 와중에서 주목받지는 못했으나 지난 4월 2일 강원특별자치도 자치경찰위원회 2기 위원회가 출범했다. 자치경찰제도가 출범한 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적인 미흡이 문제라고 하겠다.국가경찰의
기고
조명수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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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을 정리하다가오래전 추억 묻어있는빛바랜 사진 한 장언제 어디였는지기억조차 희미한 얼굴들이잔디밭에 앉아반세기의 강을 건너고 있다오직싱그러운 꿈을 펼치던그날의 웃음소리 쏟아지는데그녀들은 지금 어디에서이 봄을 보내고 있을까.
독자시
송현정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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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발표된 강원도양성평등기금 사업 결정 건수가 작년에 비해 5분의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년 20건이던 사업이 올해는 4건에 불과합니다. 사업비는 지난해 1억2815만원에서 금년 3826만원으로 30%에 지나지 않습니다. 2019년은 23개 사업에 1억8166만원이었습니다. 2020년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큽니다. 당시 25개 사업에 2억1679만원이 지원됐습니다. 기금사업 규모와 건수가 20년도 대비 17%에 지나지 않습니다. 강원과 같이 일시에 대폭 축소한 타시도 사례를 찾기 힘들고 그동안 도행정 추이에서도 크게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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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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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강원을 살리기 위해, 청년 귀농·귀촌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젊은 층이 농촌을 생계의 터전으로 삼고 가정을 만들며 거주하면, 공동화를 막고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또한 도시 소비층의 농산물 구매 추세와 기호를 파악해 소득 증대에도 일조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와 시군은 귀농을 유도하기 위해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도내 귀농·귀촌 청년 인구는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돼 대책이 요구됩니다. 지자체는 농어촌 현장에서 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다각적인 정주 정책을 마련해야 합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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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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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개장한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은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대구 10미(味)’ 중 하나인 막창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메뉴다. 각종 꼬치 판매장과 핫도그 매대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없는 게 없다는 푸드트럭은, 구수하고 매콤한 냄새로 손님들의 발길을 부른다. 야외무대에서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박수와 환호가 끊이질 않아 축제를 방불케 한다. 대구 칠성 야시장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된다. 봄 분위기와 음악, 먹거리가 어우러져 시민과 손님들이 행렬을 이룬다는 소식이
명경대
이수영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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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은 복지 수급에 의존하는 ‘기생적 소비자’로 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 가치를 생산하는 ‘주체적 노동자’로 살아야 할 것인가? 장애인도 한 사람의 시민이라고 한다면, 후자에 정당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조차 장애인이 노동을 통해 주체적 삶을 산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수긍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상당하다. 이처럼 정의로운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라는 불편한 진실은 왜 발생하고 왜 해결되지 않는가? 기존의 노동
요즘에
이동영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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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 반발로 촉발된 전공의 이탈 사태가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비상진료체제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엊그제 국립중앙의료원에 시니어의사지원센터를 개소했습니다. 경험 많은 퇴직 의사 및 퇴직을 앞둔 의사를 모집해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본격 지원에 나섰습니다. 보건복지부 측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계속 마련하겠다며 의료계와 소통해 수습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단체에서는 2000명 증원 결정 백지화와 같은 이전의 강경한 태도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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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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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시즌2’로 불리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이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22대 총선에서 여당은 122석이 걸린 서울·경기 지역에서 1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을 지역으로 옮기려는 정부 계획이 동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강원도가 공을 들이고 있는 기관 유치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기관 이전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약속입니다.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추진해야 할 국정 과제이기도 합니다. 비수도권 주민들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고, 정책을 구체화하기를 바랍니다.공공기관 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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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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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일본으로 취재를 갔다. 당시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교세라 그룹을 찾았다. 1959년 창업 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 유명한 것은 ‘경영의 신(神)’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회장의 철학이다. 한국·중국·일본 기자들의 방문을 받은 교세라 임원은 회사소개 영상을 틀어주며 이런저런 홍보를 했다. 지금은 다 잊어버렸다. 하지만 교세라 그룹이 외국 기자들에게 소개했던 이나모리 회장의 가르침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사람이든 회사든 성공의 이유는 실력도 열정
명경대
남궁창성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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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어 허물어진 빈집에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니다시도 때도 없이 바람이 들락거리며이름 없는 꽃들이향기로운 복음을 전해주고 간다침침한 저녁이 강으로 흐르는 적막 속에소쩍새 소리가 간간이 다녀가고누군가 놓고 간 어둠을 건너온 별은하루에 한번씩은 어김없이안부를 묻고 간다.
독자시
양경모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