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부지에 선어 판매장…어업인과 상생
지역 상인에 운영 위탁 어업인 매출 신장 유도
자본잠식 위기 속 긴축경영 2년만에 건전성 회복 성과

동해시수산업협동조합, 분명 수협계의 천덕꾸러기였다. 지난 2008년 정부가 부실조합의 꼬리표를 달았을 당시에는 그랬다. 공적자금 투입에도 살얼음판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은 충격에도 천길 물속으로 곤두박질 칠 위기는 계속됐다. 자본잠식상태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몰락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2011년부터 놀라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후 3년이 지난 2014년 현재 동해시 수협은 경영 정상화의 궤도에 바짝 다가서는 고도성장의 이변을 낳았다. 그 이면에는 지금의 조합장과 임직원들이 뼈를 깎는 인고가 있었다. 몰락의 위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동해시 수협에 희망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즈음 동해시 수협의 어제와 오늘을 그려보고 지역 산품에 대한 판로 정책을 살펴본다.


 

▲ 동해시수협이 묵호항 주변 수협 부지를 지역상인들에 내주어 마련된 묵호항 활어회센터 전경.


■완전자본잠식상태에서 재정건전성 확보까지

동해시수협은 정부가 지난 2008년 발표한 7개 부실조합에 초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09년도 경영 상황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자본잠식상태가 계속된다면 파산은 시간 문제였다. 다행히 이듬해 경영개선 여지조합으로 분류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는 간신히 모면했다.

2011년 3월 지금의 김창진 조합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혁신이 필요했다. 조합장은 모든 비용을 절감하는 긴축 경영에 나섰다. 동해시수협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에 경영의 모든 초점을 맞췄다.

조합장과 임직원들은 제 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감내, 조합 정상화를 위해 혼연일체가 됐다. 조합연체비율이 매우 불량한 상태에서 법적수속을 통한 연체채권을 적극적으로 회수했으며 대손보전신청으로 통한 회수도 함께 실시했다. 그 결과 올 6월 현재 미처리결손금은 1억1300만원에 순자본비율은 마이너스 1.30%로 정상화의 길목에 들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또 동해시수협은 2012년도 상반기 수협공제보험캠페인 C그룹 1위인 최우수조합, 2013년도 결산 수협보험 연도대상 우수조합 등 2년간 무려 13개 분야에서 상장을 수여하는 영예를 안았다.

동해시수협은 자본잠식조합으로 자본투자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조합의 투자금을 들이지 않고 실질적인 수익을 올려 당기순이익을 극대화했다. 최근 2년간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6억8700만원, 2013년 7억5400만원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자본건전성을 확보했다.

김창진 조합장은 “각종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반면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에는 인원과 비용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다”며 “실질적인 내실 있는 조합 경영에 중점을 둔 정책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동해수산물유통센터 조감도


■수산물 유통의 선구적 역할로 어민 복지·매출 창출

1962년 묵호어업협동조합으로 발족한 이후 동해시 수협은 어민 복지와 수익창출에 중점을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오고 있다.

동해시수협의 수산물 직매장의 매출액은 지난 2010년 5억6600만원에서 적극적인 유통판매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2013년 현재 8억9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수산물직매장 주요 판매품목 가운데 동해산 특산품은 건오징어, 반건조오징어, 손질 복어, 건미역, 다시마, 묵호먹태, 자반고등어, 조미오징어, 냉동오징어 등의 매출이 해마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아무런 조건 없이 수협 부지인 묵호항 주변을 선어 판매장과 자연산 활어 회센터, 주차장(무료) 등을 지역 상인들에게 내주고 자율적 운영을 통해 이익 창출을 유도하고 있다.

묵호항으로 양륙되는 연간 1만2000여 t의 수산물과 외지에서 반입되는 각종 수산물을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142억원을 들여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고 있다.

그중 하나로 2013년 말 지상 5층 규모로 완공된 수산물처리·저장시설은 국비 30억원, 시도비 28억원, 자부담 2억3700만원 등 모두 60억5700만원이 투입됐다.

또 국내에서 생산되는 여러 종류의 수산물을 한 곳에서 소비자가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73억5000만원을 들인 수산물 유통센터가 올 12월 말 완공될 예정으로 공사에 한창이다.

수산물 유통센터 1층에는 활어 및 건어물 판매장이, 2층에는 수산물 음식점이, 3층에는 고급식당과 옥상 정원이 들어선다. 특히 50m의 전망대는 동해바다와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수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관광 상품으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지역 수산물 직거래를 통한 판로 확보를 위해 동해시와 도 환동해출장소에 내륙지(수도권 및 충북지역) 수산물 직판장 개설을 요구,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동해시 수협은 이로 인한 조합원들의 복지 정책과 지원 정책의 다각화와 함께 조합의 매출실적 신장, 어업인들의 어가 유지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조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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